갈비뼈 골절 응급실 입원 치료 일지

일지는 매일 기록하는 것일 텐데 경황이 없어서 며칠 후 몰아서 기록한다.

며칠 전 시골에서 부모님이 경운기를 이용해서 고추밭에 농약을 치던 중 사고가 났다.
경운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동력분무기를 작동하려면 기어를 중립으로 놓고 사용하는데…….

경운기가 멈춰있을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약간의 경사가 있었고 경운기로 뒤로 밀려서 내려 갔나보다.
근데 아버지가 그걸 멈추게 하려고 경운기 뒤로 갔다가 넘어졌고 뒷바퀴에 몸이 깔렸다.
정확히는 옆구리가 깔렸고 갈비뼈가 6개 부러졌다.

금이 간게 아니고 부러졌다.
사고가 났을 때는 다시 일어나서 계속 일을 했다고 한다.
왔으니 일을 끝마치고 가려다 고추밭에 농약을 했다고 한다.

왜 그러셨을까?
보통 사고가 나면 당시엔 모르고 다음날이나 2~3일후엔 고통이 커진다는데…….
그런 걸까!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 ct를 찍고 응급병동에 입원을 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X레이를 매일 찍었다.

뼈는 시간가면 붙는데 문제는 장기 즉 폐라고 한다.
폐에 피가 흐르고 있는데 아직 수술 단계는 아니고 정도가 심해지지 않으면 저절로 흡수되는데 그래서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진통제는 하루 3번씩 먹었다.
골절의 통증이 커서 그런가 보다.

처음엔 일반병실 자리가 없어서 응급 병실에 자리를 잡았다.
응급병실엔 골절환자 천식환자등 치료가 급박한 환자들이 보였다.

응급병실에 있으니 수시로 드나드는 의사들 간호사들을 봤다.
24시간 잠을 자지 않는 병원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응급 병실에 있는 동안 산소포화도가 떨어져서 산소 공급기를 착용했다.
산소 포화도는 95 정도가 적정하다고 한다.

산소 수치가 떨어진 건 아마도 옆구리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호흡을 못해서 발생한 것 같다.

주사는 매일 달고 사는데 여기에 진통제를 주사해 줬다.
먹는 약보다 주사로 하는 진통제가 훨씬 빨리 작용한다고 한다.

여기서 며칠을 보내고 흉부외과 병실로 옮겼다.
일반병실이라 뭔가 응급병실보다는 느리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일반 병실에 간 다음 염증 수치가 높게 나온다고 해서 항생제를 3종류나 투여했다.
염증의 원인이 폐와 관련이 있는지는 내일 주치의 설명을 듣고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입원후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골절 통증은 많이 완화되어 걷기가 자유로워졌다.
갈비뼈가 6개가 부러졌는데 별로 아프다는 말씀을 안 하셔서 많이 놀랐다.

근데 아픈 것은 사라졌다는데 염증 수치가 올라갔다고 해서 약간 걱정이 되기는 한다.
종합병원에 입원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병원 출입이 매우 엄격해줬다.

환자 보호자 1인에 추가 1인이 가능하고 출입 시 코로나 검사증이 있어야 한다.
코로나 검사는 2만원을 내고 하면 된다.

종합병원이라 사람이 미어터지고 직원들도 많아서 엘리베이터 타는 것도 힘들다.
한마디로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라 병원에 있으면 오히려 정신적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도 있다.

병원 밥은 그다지 기대 할 것이 아니었다.
그다지 맛은 없었다.

근데 밖에서 사먹기 힘드니까 안에서 먹으면 좋기는 할 것 같다.
보호자 밥은 필요한 만큼 식권을 사서 먹으면 된다고 한다.

병원엔 인덕션과 전자레인지가 있는데 동전을 넣고 사용하는 것이었다.
물은 생수를 사면되는데 정수기가 있어서 텀블러에 받아서 먹어도 된다.

2021년 8월 2일 추가

아버지의 상태는 점점 좋아졌다.
병원에서 딱히 해주는 것은 없었고 링거 꼽고 진통제 항생제 약을 먹는 것이 전부였다.

아버지는 10일쯤 지나자 병원에서 나가고 싶어 했다.
그래서 아들딸이 어떻게 달래보았는데 불가능이었다.

결국 주치의에게 말하니 퇴원을 해도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입원한지 10여일만에 퇴원을 했다.

퇴원을 할 때 간호사실에서 퇴원 약을 주었다.
병원비는 약 60만 원 정도였다.

퇴원을 했지만 3주 정도 통원치료를 했다.
그 후엔 별 이상이 없으니 병원에 안와도 된다고 했다.

아버지는 집에서 힘쓰는 일은 못하게 말리는데도 말은 안 듣고 본인 하고 싶은 데로 하셨다.
원칙적으로 그러면 안 되는 것인데 한 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어디 아프다거나 이상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갈비뼈 골절이라도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해서 폐의 기능이 활발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아무튼 지금은 크게 힘쓰는 것은 제외하고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이 지내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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